[영화] 용서는 없다(2009, 한국). by 도리




용서는 없다(No Mercy), 2009년 한국 작품. 김형준 감독.
장르 : 범죄, 스릴러 | 상영시간 : 125분 | 개봉 : 2010년 1월 7일 | 관람등급 : 18세 관람가

2010년 1월 10일(일) 감상, 롯데시네마 강동 4관 with J.

이 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, 나는 멍해진 기분을 어떻게 정리하면 좋을 지 몰라서 정신적으로 한참을 헤매고 있었는 지도 모르겠다.
결론만 이야기하자면, 소재를 도용당했다고 말을 해도 좋을 만큼, 나는 당하고 말았다. 최근 지인 C가 말했던 것 처럼,
"저작물은 먼저 낸 사람이 임자"라고 한다면 나는 아마 향후 <미로>라는 소설을 연재하지 못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.
2005년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연재했던 소설이자, 작년에 다시 새로 쓰기 시작한 소설 <미로>의 가장 중요한 소재 두 가지를
이 영화에서 확인했다. 그리고 얼떨떨한 기분을 다듬으며 상영관을 빠져나왔다. 만약, <미로>가 영상화되어야 할 이유를 가지면,
이런 시퀀스나 이펙트가 필요하다는 것을 배우고 나온 기분이라고 해야할까. 오히려, 공부가 된 영화라고 하면 좋게 포장되겠다.
하지만, 창작자로서 묵인할 수 없다. 감상에는 적지 못할 이 기분을 오프라인에서 <미로>를 아는 사람에게 이야기하고 있다.

여하튼 영화를 본 감상은 저 것이 전부이기도 하지만, 전체적인 부분을 좀 다뤄보고자 한다. 사실 나는 <미로>의 원작자로서,
초반 이 영화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부검의로 나오는 강민호(설경구 분)가 금강 하구에서 발견한 20대 여성의 토막난 시체를
앞에 두고, "시체는 중요한 단서지"라고 말하며 시체를 찬미하는 부분에서 '아차'하는 기분을 느끼고 말았다. 그리고 그 것을
실마리로 실타래를 타고 올라가듯 내가 쓰고 있던 소설과 연결짓기 시작했다. 결론적으로는 <미로>의 원안처럼 <용서는 없다>의
충격적인 반전이 밝혀지고 말았으니, <미로>를 읽었던 사람들이라면 <용서는 없다>를 꼭 봐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.
사실, <미로>는 아직 완결이 나지 않은 상태이므로 <용서는 없다>를 보면 스포일링이 될 것 같으니, 재미없어 질 지도 모르겠지만.

설경구의 연기는 한 풀 꺾인 느낌이고, 그만큼 류승범(이성호 역)의 연기는 제대로 된 느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. 류승범은 점점
광기어리고 미치광이의 역할이 어울려지는 것 같아서 조금 불안한 느낌이지만, 아무튼 이성호라는 캐릭터를 참 잘 살려냈다고
생각한다. 이 두 사람의 연기에 한참 모자른 한혜진(민서영 역)을 보고 있자니,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"너 때문에 모든 걸 다
알아버리겠어"라는 느낌으로 영화를 감상하고 말았다. 총소리가 들리고 화면이 전환되면서 그녀의 읊조리는 한 마디 때문에
원하던 반전이 아닌 예상하고 있던 반전으로 귀결되는 부분은 안타깝기만 하다. 다년간 방송국 PD로써 쌓아온 연출력을 통해
이번 영화로 영화 감독에 첫 데뷔를 한 김형준 감독을 많은 의미에서 지켜보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. 기필코, 복수하리라. (...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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덧글

  • 2010/02/02 21:46 # 답글 비공개

    비공개 덧글입니다.
  • 도리 2010/02/02 23:14 #

    굳이 따지자면 그런 넋풀이기도 합니다......뭐, 어쩔 수 없지요 ㅠㅠ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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